일상기록

아보카도 키우기

트리니티다이버스 2021. 10. 12. 23:2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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식집사의 삶을 시작한 지 석 달쯤 되던 때, 코스트코에 가니 아보카도를 싸게 팔더라. 그간 비싸서 자주 못 사 먹었는데

아보카도 6개에 만원에 팔기에 한 묶음 사들고 왔다. 

 

아보카도는 그냥 잘라서 먹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 완전히 녹색일 때는 딱딱해서 못 먹고 며칠 후숙을 해야 한다. 이렇게 색이 거무스름해지고 만져봤을 때 물컹해지려고 한다 싶으면 껍질 벗겨서 먹으면 된다. 

 

후숙한-아보카도
후숙한 아보카도

 

먹고 나면 큰 씨앗이 남는데 버리려다가 심심해서 키워보기로 했다. 물에 담가 두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싹이 안 나는 거다. 이거 썩었네? 싶어서 그냥 버렸다.

 

그렇게 네댓 개 버리고 나서 디씨 식물 갤러리에 물어보니 아보카도 새싹이 나오려면 최소 한 달은 필요하다는 답변을 들었다. 꼴랑 일주일 기다려놓고 싹 안 난다고 버린 내가 부끄러웠다.

 

다시 식자재 마트에 가서 다시 아보카도 한 봉지를 사 왔다. 근데 아보카도는 코스트코가 더 싸더라. 힘내서 아보카도로 샐러드와 안주로 만들어 먹고 생긴 씨앗은 물에 담가놓았다.

 

아보카도씨앗
아보카도 씨앗

 

이때 포인트는 전부 다 물에 잠기게 두는 게 아니라 아보카도 엉덩이만 물에 닿게 담가 두어야 한다. 그러니까 이 사진처럼 씨앗을 잠수시키면 안 된다는 뜻. 이걸 몰라서 저 두 개 씨앗은 또 버렸던 것 같다.

사나흘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 아보카도의 갈색 껍질은 자연스레 물에 불어 벗겨지고 대머리 같은 씨앗의 속살이 드러난다. 동시에 아보카도 씨앗이 이등분되려는 조짐이 보인다.

 

아보카도지지대
이쑤시개로 아보카도 지지대 만들어 줌

 

소주잔에 넣었더니 자꾸 씨앗의 머리 부분이 물에 잠겨 지지대를 만들어 주기로 했다. 사진처럼 씨앗에 이쑤시개 3개를 꽂아 받쳐주고 아보카도 엉덩이만 물에 잠기도록 해준다.

 

그리고 뿌리와 싹이 날 때까지 한참을 기다린다. 빠르면 한 달, 늦으면 두세 달까지도 걸린다. 그냥 가끔 물만 새 걸로 갈아주고 현생 살며 잊고 있으면 어느 날 뿌리가 하나씩 나 있는 게 보인다.

 

아보카도3주
아보카도 3주차

 

뿌리가 먼저 나고 뒤이어 이등분된 씨앗에서 싹이 올라오기 시작했다! 여기까지 3주가량 걸렸고 시기가 여름이라 비교적 빠르게 자란 것 같다. 

 

아보카도1개월
아보카도 1개월차

 

아보카도 수경 재배한 지 한 달 약간 지났을 때의 모습. 이렇게 위, 아래로 쑥쑥 자라 뿌리가 어느 정도 길어졌다 싶으면 화분으로 옮겨 심어준다. 화분에 심을 때 씨앗 머리 부분은 흙 밖으로 나오도록 심는다. 이 아보카도는 7월 말부터 수경 재배한 아보카도니까 지금 3개월쯤 된 아기아기한 모습이다

 

아보카도3개월
아보카도 키우기 3개월차

 

잘 키워서 열매 맺으면 따먹어야지. 이거 언제쯤 열매 생기냐고 식물 갤러리에 물어봤더니 7년 걸린다고 한다. 키잡은 인내가 필요한 것이다.

아래 사진은 씨앗 발아를 위해 요즘 물꽂이 중인 아보카도 삼형제.

 

아보카도-수경재배
왼쪽부터 아보카도 2주차, 한달, 석달

 

맨 왼쪽은 두 달이 지났는데 변동이 없어 망했나 싶네;; 내가 드루이드 계열이 아니라서 성공률이 그리 높진 않다. 5~6개 씨앗 시도하면 그중 1~2개 성공하는 듯.

 

필로덴드론버킨-초설-아보카도-금전수
필로덴드론 버킨, 초설, 아보카도, 금전수

지금 우리집 현관에 세워둔 식물. 왼쪽부터 필로덴드론 버킨, 초설, 아보카도, 금전수다. 부디 사막같이 건조한 우리집에서 살아남아 주기 바랍니다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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